1. 2주 해보니 확실히 보이더라, 뭐가 되고 뭐가 안 되는지
방학 전 계획표를 만들 땐 모든 루틴이 잘 굴러갈 것 같았어요.
“이대로만 하면 우리 아이 생활 습관 확실히 잡히겠다!” 하고 기대도 컸죠.
그런데 방학 2주 차쯤 되니까 어떤 루틴은 자연스럽게 굴러가고,
어떤 루틴은 시작도 전에 무너지는 게 명확하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정리해 봤어요.
성공한 루틴은 왜 성공했고, 실패한 루틴은 뭐가 문제였을까?
이 후기를 통해 언니도 루틴 설계할 때 도움이 되면 좋겠어.
2. ✅ 성공한 루틴: 흐름 중심 + 아이 주도 + 유연성 있는 구조
가장 잘 지켜졌던 루틴은 ‘책 읽기 → 놀이 → 점심 → 산책’으로 이어지는
오전~이른 오후 루틴이었어요.
이 루틴의 공통점은
✔️ 활동 간의 연결 흐름이 자연스럽고
✔️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고
✔️ 시간이 딱딱 정해지지 않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거예요.
예를 들어 책 읽기 시간은 "몇 분 이상 읽자"는 목표보단
“좋아하는 책 하나 골라서 읽자”로 시작했고,
놀이 시간엔 만들기·블록·보드게임 중 아이 스스로 선택하게 했어요.
게다가 산책은 매일 나가진 않아도, 간단한 마트 외출로 대체할 수 있었죠.
이렇게 강요가 아닌 선택 + 흐름 기반 루틴은
아이도 덜 부담스럽고, 저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3. ❌ 실패한 루틴: 엄마 주도 + 시간 강박 + 기대 과잉
반대로 실패한 루틴은 너무 엄마 중심의 루틴이었어요.
예: “9시엔 국어, 9시 30분엔 수학, 10시에 정리하고…”
이런 루틴은 하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어요.
왜냐면 그 루틴엔 아이의 생각이나 여유가 들어갈 틈이 없었거든요.
특히 '공부 시간'으로 지정해 놓은 부분은
아이에게 루틴 자체를 '공부 강요'처럼 느끼게 만들었고,
제가 기대하는 모습이 너무 분명해서
조금만 어긋나도 아이나 저나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체크박스를 너무 많이 만들어서
"이걸 다 해야 성공!"이라는 무의식적 압박이 루틴의 부담감으로 이어졌어요.
결국 아이는 슬금슬금 루틴을 피하고,
저는 다시 잔소리 모드로 돌아가게 되더라고요.
지나친 계획은 오히려 실천력을 떨어뜨린다는 걸 깨달았어요.
4. 루틴은 실패도 해보고, 수정도 해봐야 내 것이 돼요
방학 2주 차를 지나며 든 가장 큰 생각은,
루틴은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고, 오히려 실패해 보면서 배워가는 과정이라는 거예요.
성공한 루틴은 그대로 유지하고,
실패한 루틴은 아이와 이야기 나누며 구조를 다시 바꿨어요.
아이에게 “이건 하기 싫었던 이유가 뭐였을까?”
“다른 방법으로 바꿔볼까?” 하고 물어보니
의외로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나왔고,
무조건 엄마가 짜는 것보다 아이와 같이 만드는 루틴이 훨씬 더 잘 지켜졌어요.
루틴은 ‘하루를 계획대로 굴리기 위한 틀’이 아니라
하루가 망가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방향표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앞으로도 완벽한 루틴보다 지속 가능한 루틴,
엄마도 아이도 편하게 유지할 수 있는 루틴을 찾아가 보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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